축산업의 안정적 발전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의무 자조금 조성이 전 축종별로 추진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지난해 4월 도입된 양돈자조금의 경우 전체 도축장의 3분의 1가량이 자조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고, 4월부터 도입예정인 한우도 납부에 대한 농가 반발이 심하다고 한다.
이는 자조금제가 아직은 생소한 데다 축산농가나 관련업계 모두 그 취지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자조금을 조성해야 할 절실한 이유를 못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농가들은 자조금의 거출을 준조세 성격의 세금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조금제는 정부의 일방적 지원에 의한 의타적인 산업형태에서 농가 스스로 생존의 길을 모색해 자생력을 갖춘 산업으로의 변모를 꾀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큰 사업이다. 축산자조금은 축산농가·소비자의 권익 보호와 축산물의 소비홍보, 축산농가 및 소비자 교육, 정보제공사업, 축산물수급을 위한 안정사업 등에 사용된다. 말 그대로 ‘스스로를 돕는’ 사업이다. 이런 취지를 축산농가조차 분명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 사업의 결과는 뻔하다. 농가 인식을 바꾸기 위한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홍보가 아쉽다.
자조금 조성이 삐끗거리는 보다 깊은 이유는 비용부담자와 그 수혜자가 다를 수 있다는 일종의 ‘무임승차’에 대한 불신에 있다. 사업 타당성과 투명성을 이끌어내 이해 당사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사업 관계자들의 많은 연구와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축산자조금 조성은 축종별을 넘어 전체 축산업과 나아가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지역축협 등 관련 기관·단체의 축산농가에 대한 총체적인 홍보 역할을 기대한다.
